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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abian N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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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행 7번 버스의 뿔 달린 승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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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왕이시여, 오늘 밤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2026년 8월 18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작고 기이한 소동에서 시작됩니다. ‘빌리 더 키드(Billy the Kid)‘와 ‘빌리 더 고트(Billy the Goat)‘라는 이름의 피그미염소 두 마리가 당당하게 대중교통 버스에 올라탔다가 기사에게 “유효한 탑승권이 없다”는 농담을 듣고 승객들에 의해 쫓겨난 사건이지요.

현대인들은 그저 농장을 탈출한 호기심 많은 생후 7개월짜리 동물들의 해프닝이라며 웃어넘겼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이 세계의 전부였을까요? 지금부터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그날 버스 정류장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 아스팔트 위의 방랑자들

포틀랜드의 잿빛 콘크리트 위로 경쾌한 발굽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탁, 타닥, 탁.

인간들의 눈에 이들은 그저 뒷마당에서 탈출한 작은 염소들로 보였지만, 빌리 형제는 사실 잊혀진 고대 숲의 정령들이었습니다. 인간들이 울창한 나무를 베어내고 차가운 빌딩 숲을 세우면서, 그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푸른 이끼 마법’의 마지막 흔적을 찾아 헤매고 있었죠.

그들의 목적지는 도시 외곽에 아직 파괴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비밀스러운 숲의 성소. 하지만 네 발로 걷기에는 인간의 도시는 너무도 광활하고 가혹했습니다. 그때, 거친 숨을 내쉬며 커다란 철제 야수가 그들 앞에 멈춰 섰습니다. 바로 포틀랜드 7번 시내버스였죠.

“형제여, 저 거대한 철의 짐승이 우리를 목적지로 안전하게 인도할 것이오.”

빌리 더 키드가 작게 ‘매에-’ 하고 울며 앞장섰고, 동생인 빌리 더 고트가 그 뒤를 바짝 따랐습니다. 그들은 피곤한 표정으로 줄 서 있는 인간들의 틈에 섞여, 당당하게 열린 문으로 올라탔습니다.

2. 플라스틱 카드의 장벽

염소 형제의 눈에 비친 버스 안의 풍경은 삭막했습니다. 승객들은 각자의 작은 직사각형 빛(스마트폰)에만 고개를 파묻고 있었고, 그 누구의 얼굴에도 미소는 없었습니다. 정령들은 자신들이 가진 자연의 기운으로 이 지친 인간들에게 작은 위로의 바람을 불어넣어 줄 참이었습니다.

”손님, 유효한 탑승권이 없으시군요.”

하지만 그들의 원대한 여정은 불과 20초 만에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버스 기사가 웃음을 참으며 농담을 건넸기 때문입니다.

기사의 말 한마디에 정적이 흐르던 버스 안은 사람들의 폭소로 가득 찼습니다. 승객들은 손을 휘저으며 이 뿔 달린 불청객들을 바깥으로 몰아냈습니다. 요금함에 넣을 동전도, 띡- 하고 소리를 낼 플라스틱 카드도 없었던 고대의 정령들은 결국 매정하게 닫히는 버스 문을 바라보며 아스팔트 위로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3. 상실된 기적

버스는 다시 매연을 뿜으며 떠나갔고, 승객들은 이내 하던 대로 스마트폰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날의 기묘한 만남을 소셜 미디어에 올릴 ‘재미있는 에피소드’ 정도로 치부해 버린 채 말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만약 그 두 마리의 정령이 버스에 끝까지 타고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를요.

첫째, 잿빛 일색이던 버스 바닥에서 향긋한 네잎클로버가 피어났을 것입니다. 둘째, 에어컨의 차가운 인공 바람 대신, 상쾌하고 따스한 아침 숲의 향기가 그들의 지친 폐를 가득 채웠을 것입니다. 셋째, 작은 정령들이 내뿜는 미세한 마법의 가루가, 매일 반복되는 승객들의 고단한 출근길에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꿈과 설렘을 되찾아주었을 것입니다.

버스에서 쫓겨난 두 마리의 염소는 닫힌 문을 멍하니 바라보다, 결국 다시 고단한 네 발을 움직여 콘크리트 미로 속으로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렇게 포틀랜드의 작은 기적은, 유효한 탑승권이 없다는 이유로 허무하게 길거리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 세헤라자데의 밤을 닫으며

위대한 왕이시여, 오늘날의 세상은 모든 것에 완벽한 자격과 ‘유효한 탑승권’을 요구합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가치, 숫자로 증명되는 엄격한 규칙만이 환영받는 시대가 되었지요.

그러나 때로는 그 얄팍한 논리와 융통성 없는 잣대 때문에, 우리 삶에 불쑥 찾아온 기적과 환상의 탑승객들을 너무도 쉽게 길거리로 내쫓아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내일 아침, 당신의 일상에 예고 없이 찾아오는 엉뚱한 불청객이 있다면 한 번쯤은 미소 지으며 자리를 내어주십시오. 때로는 지갑 속의 플라스틱 카드 대신, 작은 여유와 열린 마음 하나만으로도 마법을 당신의 인생에 태울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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